분명 작년에 캐나다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미래에 대한 걱정이 크게 없었는데
한국에 돌아오고 나니까 주변 분위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앞날에 대한 묘한 압박감을 느끼는 것 같다.
취업.
지금 내 또래의 사람이라면 모두가 갖고 있는 고민일 거다.
내 주변 몇몇 친구는 이미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아직도 취업 준비중이다.
나는 그래도 아직 학생 신분이라는 방패막이 한꺼풀 남아있어서 이미 졸업한 친구들에 비하면 양반이지만
그마저도 이제 다음 학기가 지나면 끝이다.
어렸을 때 나의 꿈은 소설가였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나는 장래희망을 조사할 때면 항상 한치의 망설임 없이 '소설가' 세 글자를 써냈다.
스무살 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지금의 나이가 될쯤에 글을 써서 먹고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그런데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꼬라지를 보니 앞으로도 평생 글을 써서 먹고 사는 건 아마 힘들 것 같다.
군대를 전역하고, 학교를 다니고, 휴학을 하는 동안 마냥 순진했던 내 현실감각이 깨어나고 나니
내가 가진 소위 말하는 스펙이 정말 보잘 것 없다는 걸 깨달았고,
설상가상으로 국어국문학과라는 전공을 메리트로 살릴 수 있는 직업은 현실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실감했다.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할까.
요새는 흘러가는 시간에 비해 정체되어 있는 나를 보며 앞날에 대한 걱정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
몇년 전만해도 월급쟁이론 살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개소리였다.
지금은 어디라도 받아준다면 엉덩이 붙이고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을 받으며 살아가고 싶은 마음 뿐이다.
일단, 게으른 정신상태부터 고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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