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나'를 사랑하는 것과 '나'만 사랑하는 것

로즈누 2020. 9. 4. 12:57

 

 

[김탁환 소설가 특별기고] 멈춰버린 밤 9시, 서울 그 거리

불야성 사그라든 홍대앞엔 고요와 고독빗방울이 눈물처럼 마스크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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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밀한 곳에서 과속으로 살아가면, 내가 아닌 다른 존재를 살필 겨를이 없다. 나만 안전하면, 나만 편리하면, 나만 즐거우면, 다른 존재의 생사나 처지 따윈 관심 밖인 것이다."


요즘 사람들에게 개인의 중요성을 내세우는 것은 이제는 너무나 기본적인 삶의 자세다. 직장보다 내 삶이 우선이고, 타인의 죽음보다 내가 지금 당장 힘든 게 더 중요하다. 물론 과거의 우리나라는 과도하게 집단적이었다.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이 당연시되었던 그때와 비교하면 오늘날의 우리는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건 결국 균형이다. 저울 한쪽에 가득했던 모래를 반대쪽으로 옮기는 일은 보다 섬세한 과정이어야 한다. 내가 지금 너무 많은 모래를 옮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울 밖으로 새어나가는 모래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방향만 바뀌었을 뿐 우리는 이전과 똑같은 저울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