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야 할 수업이 없는 수요일 이후의 나는 일종의 자유 상태다.
그런데 이게 말이 자유지 자유가 아닌 자유랄까.
예전에는 쉬는 날이면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하면서 별 생각없이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요즘은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인지
쉬는 시간에 뭐라도 생산적인 일을 해야만 할 것 같은 강박에 사로잡힌다.
책을 읽든, 글을 쓰든, 공부를 하든 뭐라도 그럴듯한 일을 해야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하다.
사실 지금도 강박에 못이겨 어쩔 수 없이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마음 같아선 편히 누워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다가 적당히 잠에 들고 싶다.
그런데 그러면 뭔가 하루를 낭비한 것 같고, 그럴때마다 남들보다 뒤쳐지고 있는 기분이다.
내 친구 중 하나는 일찍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지금은 2년차 공무원이다.
다른 친구도 취업 후 어엿한 사회인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아직 취업이 되지 않은 친구들은 인턴으로라도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보니 사실 나 진짜 뒤쳐지고 있는지도...
나는 큰 욕심을 갖고 취업에 임하고 있는 건 아니다.
나라는 사람에게 취업은 불리한 게임이기도 하고, 이런 불리함도 내가 자초한 것이니 욕심이 날리가 없다.
나는 그저 남들보다 적더라도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을 받으며 내 삶을 안정적인 궤도에 올리고 싶을 뿐이다.
돈 아껴 쓰는 건 그래도 나름 자신 있으니까.
근데 내 삶을 안정적인 궤도에 올리는 것 마저 지금은 너무 힘들어 보인다.
물론 내가 현실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또는 너무 쓸데없이 조급해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아아 모르겠다 이럴땐 냅다 누워서 아무 생각도 안하는 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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